고구려의발견-나의생각

내가 생각하는 고구려사의 과제

영양대왕 2006. 1. 23. 11:40
번호 : 11   글쓴이 : 김용만
조회 : 442   스크랩 : 0   날짜 : 2002.05.06 16:49
고구려사의 연구과제를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사료의 발굴
고구려사는 잘 알려져 있듯이 문헌자료가 부족합니다. 게다가 많은 학자들이 부족한 문헌자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료를 인용하지 않고 겨우 삼국사기와 25사 동이전 수준에서 연구하는 형편입니다. 새로운 자료를 많이 발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환단고기를 비롯한 야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것은 기존의 삼국사기 등의 자료가 고구려사의 전부를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서라고 판단하면서도 그 가운데 인용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조사를 해보기도 합니다.
이규보는 그의 문집에서 을지문덕에 대한 사적은 요산당외기라는 글에 자세히 실려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요산당외기라는 책이 발견된다면 을지문덕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북경대학의 원로교수인 계이림 교수는 1999년 8월 한국과 관련된 많은 역사기록들이 중국의 사료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한 바 있었습니다. 중국의 여사면이 쓴 중국민족사 책에는 돈황의 무겁스님쓴 동사고기란 책을 인용하면서 단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자료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찾아서 고구려사의 연구지평을 넓혀야 합니다.

2. 중국 고고학 자료의 이용과 활용문제
고구려 영토의 대부분은 오늘날 중국땅에 강제로 편입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고구려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가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발굴한 고고학 자료들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들의 자료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경대학이나 길림대학 고고학과에 우리 학생들이 많이 유학을 가서 그들의 학문을 잘못을 지적해내고 올바른 그들의 발굴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지금 고구려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지 모른 체 고구려를 연구하는 것은 당장 문헌사학은 가능하지만, 언제가는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고고학 성과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3. 다종족 국가로서의 고구려에 대한 연구
우리 역사 연구를 가로막는 가장 큰 관념적 장애물의 하나가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입니다. 단일민족, 일계 혈통. 이것이 우리 역사를 좁은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잘못된 사고입니다. 고구려는 다종족 국가, 제국이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다른 종족들을 지배하면서 통합을 이루어왔고, 싶패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말갈과 거란에 대한 지배력입니다. 특히 말갈을 포함한 동북방 지역에 고구려의 영향력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절실합니다.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주도된 말갈 연구를 이제는 한 차원높여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갈을 알지 못한다면 고구려 연구는 역시 반쪽연구가 됩니다.

4. 고구려의 문명적 실체에 대한 연구.
이것은 지금 내가 핵심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고구려는 문명국가 입니다. 그런데 문명사를 쓰려면 그 문명을 창조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문명을 이끈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내가 고구려 통사와 생활사, 인물사를 쓴 것은 고구려의 문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하나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고구려의 운송수단인 수레에 대해 내가 자세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고구려의 사회기반시설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떻게하여 고구려가 제국을 다스릴 수 있었는지, 문화적으로 어떠했기에 강한 자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연구를 해야 합니다.

5. 부여사에 대한 연구
부여사를 알지 못하면 고구려 초기사를 알 수 없습니다. 부여와의 계승성, 문화적 차이점, 종교적 관념 등 부여사에 대한 인식이 아주 절실합니다. 그들과의 문화적 친연성과 차별성 등 부여사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록 고구려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될 것입니다.

6,고구려와 왜국과의 관계 - 특히 신도 문제
현재 고구려와와 왜국과의 관계 연구는 북한의 김석형, 남한의 이홍직 선생 등을 제외하고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고구려와 왜국과의 관계는 일본서기와 일본 신사등에 있는 고서를 많이 인용해야 합니다. 나는 이 가운데서 고구려 고유 종교와 일본 신도와의 관계파악 등이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되리라고 봅니다. 발해와 일본관계는 많은 반면 고구려와 왜국과의 관계는 아직 초보단계입니다. 이제부터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7. 고구려의 특수성 연구
고구려가 가지 특별한 특성에 대해 제세하게 파헤쳐 연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저 활 잘쏘고, 중갑기병으로 적을 물리쳤다는 식의 이해는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고구려의 특수성, 즉 만주와 한반도 북부라는 지역환경과 사상적 측면에서의 특수성, 그리고 유목제국과 농경국가 사이에서 어떤한 특색있는 국가적 성격을 가졌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8. 개별사 연구
고구려사는 이제 통사가 아닌 분야사 연구로 나누어져야 합니다. 고분벽화만 하더라도 채색 연구, 그림에 대한 연구, 벽화 주제에 대한 연구, 무덤 형식에 대한 연구, 문화 교류에 대한 연구 등 부분별 세부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구려 벽화문화사가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외교사, 제도사, 생활사의 각 부분사(복식사, 음식사 등), 전쟁사 등이 필요하겠지요.

9. 문헌 비판 연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중국 문헌의 내용을 철저한 문헌비판을 통해 그들의 가진 소위 중국병을 치유하는 일이다. 중국인들의 잘못된 편견과 오해, 왜곡, 축소 등으로 빚어진 잘못된 사서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지금 이세민 시대의 당나라 역사의 왜곡문제를 집중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이 무척이나 엄청나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학이 과학인 것은 철저한 문헌비판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의적인 중국학자들의 해석을 비판할 수 있는 우리의 연구축적이 필요합니다.

10. 기타 등등. 이것은 여러분이 또 이야기를 해주기 바랍니다.
나 역시 다음에 다시 한번 이 과제를 늘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