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용병은 있었을까?
물론 당연히 있었다. 조선 시대는 전쟁도 적었기 때문에, 용병의 사례가 적지만,
삼국시대는 너무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왜국과 말갈, 거란의 병사들이다.
용병에 의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라가 위태해지지 않을까?
용병은 평상시 전쟁에서는 힘을 발휘하지만, 국가가 멸망할 최후의 전쟁에서는 절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이 용병이다.
용병에 의지하다가,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고 멸망한 나라 또한 얼마든지 역사에서는 찾을 수 있다.
용병에 관한 최근의 기사 하나를 스크랩 해둔다.
< Global Focus > “대의 위한 충성은 없다” 돈 받고 무력 파는 ‘전쟁장사꾼’ |
민간군사기업 (Privatized Military Company) |
세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이나 전쟁에서 ‘민간군사기업(Privatized Military Company·이하 PMC)’이 정규군을 대신한다는 것은 더이상 낯선 얘기가 아니다. 이들은 ‘기업전사(Corporate Warriors)’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이미 20여년 전부터 전쟁을 사고파는 시대로 진입시켰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공급업체 ‘블랙워터’가 민간인들을 사살하고, 민감한 군사정보를 사기업이 독점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PMC에 대한 규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쟁도 아웃소싱시대 = 1600년대부터 국가의 형태가 제대로 자리잡은 이래 군대는 국가의 지배적 통치 수단이자, 독점 영역이었다. 항상 공적 부문에 머물면서 정치적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냉전 해체 후 PMC에 의해 이 원칙은 깨졌다. 냉전 종식이 PMC 등장의 핵심 배경인 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제정치를 규정한 것은 미국과 소련 두 초강대국의 대치 상태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세계 질서 전체도 거의 하룻밤 사이에 붕괴됐다. 그 결과로 야기된 군사 용역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는 안보 공백을 낳았고, 민간시장은 서둘러 이 공백을 메웠다. 대량의 군사 무기가 공개시장에 나오면서 돈만 있으면 누구든지 기관총과 탱크, 그리고 심지어 전투기까지 구입할 수 있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1990년 통일 이후 동독 육군은 군사 무기 경매를 실시했다. 이 경매에서 무기를 할인된 가격에 산 사람들은 대부분 민간 입찰자들이었다. 미사일 고속정이 20만달러, 경기관총이 60달러에 판매됐다.
◆ 9·11 테러가 되살린 PMC = 냉전 종식 이후 강대국들의 개입이 줄어들면서 전세계적으로 민족간, 종교간 분쟁이 증가했고, PMC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전쟁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교전, 전략 입안, 첩보 활동, 위험 평가, 작전 지원, 군사 훈련 등의 군사 기술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세력이 확장됐다.
그러나 PMC의 효시인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Executive Outcomes)’가 1999년 1월 문을 닫으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PMC의 몰락을 예고했다. PMC를 탈냉전시대의 일시적 현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너무 성급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PMC는 또 다시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했다. 당시 세계 경제가 충격으로 정체 상태에 빠졌지만, 주식시장에서 PMC 관련 주가는 50%나 뛰었다. 이후 PMC 시장 규모는 2007년 기준 연간 2000억달러 정도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대 초 PMC 회원사들로 구성된 ‘국제평화사업협회(IPOA)’가 로비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현재 59개 회원사가 가입돼 있으며, 전세계 약 181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 돈 있는 곳에 PMC 있다 = PMC는 정규군이든, 반군이든 가리지 않고 돈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누구와도 계약을 맺는다.
아프리카 앙골라 내전에서는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가 앙골라 육군을 재훈련시키고 전투를 지휘하는 내용으로 1993년 계약을 맺었다. 아이다스는 앙골라 정부를 도와 다이아몬드 광산을 방어하고 반군의 주요 공급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반군 역시 군사적인 우위를 얻기 위해 PMC를 활용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분쟁에서도 PMC가 양쪽 모두에 관여했다.
심지어 구호단체들도 PMC를 활용한다. 콩고의 북방 흰코뿔소가 밀렵으로 위험에 처하자, 세계야생기금(WWF)은 사라센과 사냥 금지 구역을 군대식으로 보호하는 계약을 맺었다. 월드비전과 국제적십자사는 시에라리온에 있는 시설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라이프가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유엔의 경우 PMC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이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일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들도 궁극적으로는 PMC와의 계약에 사용될 차관을 약소국에 공여하고 있다.
◆ 전쟁 사영화 우려 = 이 문제에 대해 피터 싱어 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자신의 저서 ‘전쟁대행주식회사’에서 전쟁의 사영화를 우려했다. 그는 “‘전쟁은 장군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오늘날에는 ‘전쟁은 PMC에만 맡겨두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새로운 속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군대를 아웃소싱할 경우 해당업체로부터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받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등 감독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PMC가 국가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되면 어느 순간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고, 이 경우 과거 용병 부대가 반란을 일으켰던 것과 같은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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