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그려 정토 세계로의 환생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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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파리 4호분의 널방 입구(왼쪽), 진파리 4호분의 연못을 복원한 그림(오른쪽) |
평양 동남쪽 제령산 줄기에는 동명왕릉과 진파리 1호분 등 많은 벽화 무덤이 있습니다. 진파리 4호 무덤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이 무덤은 6세기에 만들어진 벽화로, 널길 동쪽과 서쪽 양벽에 거의 똑같이 생긴 연못 그림이 있어 유명합니다. 벽면 전체를 차지할 만큼 크게 그려진 연못 그림은 고구려의 대표적인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답니다.
●연못 그림은 6세기 고구려의 대표적 풍경화
소나무가 우거지고 바위와 절벽으로 된 인공 산으로 둘러싸인 이 연못에는 연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금가루를 칠한 십자형과 삼각형 무늬 그림을 곳곳에 배치해 그림을 아주 호화롭게 보이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연꽃이 가득한 연못을 널방 입구 좌우에 그린 건 무슨 이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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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파리 4호분의 천장 벽화(왼쪽)와 천문도(오른쪽). |
따라서 널길의 연못은 죽은 영혼이 정토 세계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린 것입니다.
널방 동벽 아래쪽에서는 또 청룡을 볼 수 있어요. 그 위에는 용을 탄 신선이 상서로운 새와 함께 날아가고 있고요.
또 남벽 무덤 입구 좌우측 벽에는 서로 마주 보는 주작이, 그 아래에는 나무가 보입니다. 두 마리 주작은 두 다리를 벌리고 움직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다른 고분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주 생동감 넘치는 그림입니다.
이에 비해 서벽은 왼쪽만 벽화가 남아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백호, 위쪽에는 세 명의 신선, 그리고 위쪽 가운데는 달 그림이 보입니다.
신선의 머리에 꽃 장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성으로 짐작됩니다.
●높은 천문학 수준 알 수 있는 '별자리 그림'
한편, 널방 북벽에는 특이하게도 현무 대신에 청룡이 있어요. 청룡 위쪽에는 상서로운 새를 탄 여자 신선이 있습니다. 이 신선이 혹 무덤의 주인공은 아닐까 싶네요. 북한에서는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의 무덤이라고 보고 있답니다.
고개를 들어 무덤 천장을 보면 또 연꽃 무늬와 병풍 무늬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천장 막음돌에는 91 개나 되는 별이 보입니다. 이 별들이 모두 금가루로 칠해져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입니다. 진파리 4호 무덤 벽화에는 이처럼 금가루로 채색한 부분이 많이 있어 매우 화려합니다.
천장에 그려진 91 개 별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에 놓인 28 개의 별자리와, 북두칠성, 그리고 북극 3 성을 그린 것입니다. 북두칠성은 크게, 다른 별들은 밝기에 따라서 차등을 두어 그렸습니다. 이처럼 천장에 그려진 별자리 그림은 고구려 천문학의 발전 수준을 알 수 있는 귀한 그림입니다.
/김용만(우리 역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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