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글들

인구 문제 - (인용글)

영양대왕 2011. 9. 30. 11:18

[잃어버린 20년 日本에서 배운다] 인력 유치는커녕… 한국 온 이민자 5년새 1만여명 줄어

  • 03:01 / 수정 : 2010.12.17 09:18

[5·끝] 고령화·저출산 탈출구는…
反외국인 정서 강하고 교육·의료 시스템 문제…
값싼 노동력 몰려오는데 고급 두뇌는 한국 외면

"에너지가 넘치는 개방형 사회로 가기 위해 10~15년에 걸쳐 모두 200만명의 아시아계 이민자를 받아들이자."

삼성전자를 10여년간 이끌었던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요즘 어디를 가나 이 같은 주장을 강조한다.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생산연령 인구(15~64세) 감소가 국가 경쟁력 추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탈출구는 외국의 노동력을 들여오는 것이란 논리였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유치해도 부족할 판에 올해까지 우리나라가 받아들인 외국 이민자는 53만4800여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만6000여명이 줄었다(유엔경제사회국 조사).

고급 인재는 한국 외면

그나마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중소기업 생산현장, 식당 종업원 등 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오는 값싼 노동력이 90%를 넘는다. 일부 금융업을 제외하고, 고급 두뇌는 여전히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양천구에 있는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2층에 있는 중국 체류관리·여권교부 사무실은 외국인 등록증을 받으려는 중국 동포 100여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면 전광판에는 '대기인 57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우리나라로 온 해외 유학생은 8만3800여명, 이 중 중국을 제외하면 2만6000여명 수준이다. /김용국 기자

비슷한 시각, 같은 건물 1층에 위치한 글로벌인재·투자외국인 유치 지원센터는 딴판이었다. 이곳에서는 기업체 임원이나 투자자, 교수 등 소위 전문직 외국인을 대상으로 체류 관련 서류 작성과 행정 절차를 도와준다. 5개의 상담 부스는 텅텅 비어 있었다. 센터 직원은 "하루에 한두 명 오는데, 오늘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단기(短期) 체류하는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위주의 수혈(輸血)로는 경쟁력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문제는 숙련 노동자와 고급 인력에 대한 문을 더욱 활짝 열어야 하는데, 국내의 제도적·문화적 폐쇄성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유재일 기자 jae0903@chosun.com

겉으로 드러난 우리 국민의 글로벌화에 대한 믿음과 열정은 상당한 편이다. 국제경쟁력 평가로 유명한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화에 대한 태도' 부문에서 한국은 13위를 기록해 18위를 기록한 일본이나 21위를 기록한 캐나다보다 앞섰다.

후진적 교육·의료시스템이 인재 유치 막아

하지만 실제 모습은 외부 세계에 개방돼 있지 못하다. 영국 출신 엔지니어 B(38)씨는 지난 2007년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돼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왔다. 하지만 1년 반 만에 부인과 딸을 영국으로 돌려보냈고, 그 역시 계약이 끝난 지난 8월 영국으로 돌아갔다. B씨는 "딸을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했는데, 6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 등 교육 여건이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세계화에 대해 부족한 우리들의 의식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LG전자에 근무하는 마두커 구룽(Gurung·32)씨는 인도 명문 공과대학을 졸업한 엔지니어이다. 그는 최근 길을 가다 외국인 단속반으로 보이는 사복 차림의 한 남자로부터 여권 제시를 요구받았다. 불법 체류자로 의심받은 것이다. 그는 "남아시아계 사원들은 이런 일을 종종 겪게 된다"며 "회사에서도 인도·파키스탄계 사원들에게는 여권 사본과 LG 사원증을 항상 갖고 다니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문화적 분위기와 뒤떨어진 교육·의료 등 사회 시스템은 고급 외국인력 유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연구위원은 "단순 노동 인력을 수입한 독일은 심각한 인종 갈등을 겪는 반면, 전문직을 적극 받아들인 캐나다는 산업 생산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 "에너지가 넘치는 개방형 사회로 가기 위해 10~15년에 걸쳐 모두 200만명의 아시아계 이민자를 받아들이자."

삼성전자를 10여년간 이끌었던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요즘 어디를 가나 이 같은 주장을 강조한다.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생산연령 인구(15~64세) 감소가 국가 경쟁력 추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탈출구는 외국의 노동력을 들여오는 것이란 논리였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유치해도 부족할 판에 올해까지 우리나라가 받아들인 외국 이민자는 53만4800여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만6000여명이 줄었다(유엔경제사회국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