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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추천 - [다시 찾은 백제 문화] - 엄기표 저

영양대왕 2005. 7. 22. 11:13

엄기표님의 책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야 물론.. 말 안하셔도 아실테고.... 고래실입니다.

 

엄기표 님의 책은 그간 여러 권이 나왔습니다.

미술사학 관련해서 [고려-신라 석조부도 연구], [한국의 당간과 당간지주]와 같은 수준높은 전문서적,

그리고 백제사 관련해서 [정말 거기에 백제가 있었을까], [백제왕의 죽음] 등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다시 찾은 백제 문화]는 기존의 책들보다 더 쉽게 읽히고, 내용도 재미있고, 또 풍족한 사진도 들어가, 아마도 엄기표 님 최초의 본격 대중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거기에 백제가 있었을까]에서는 참신한 내용이 돋보였지만, 후반부에서 좀 대중들에게 어려운 글이 있었고, [백제왕의 죽음]은 주제 자체가 좀 특수하여 대중서로는 좀 아쉬움이 있었지요.

 

그런데, [다시 찾은 백제문화]는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백제 생활사 개설서라고 해도 될 만큼 백제인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담아내었습니다. 고구려 생활사 관련해서는 제가 99년에 이미 책을 출간한 바 있었고, 조선시대는 [조선시대 이야기 1,2]를 비롯한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백제는 그와 같은 책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출간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기표 님이 이번 책은 멀게만 느껴졌던 백제인의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책의 부제목이

 

"휴대용 변기를 사용한 백제사람들"

 

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궁금한 것들을 세밀하게 찾아내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원고를 몇달 전에 이미 본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기표 님이 우편으로 제게 이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받자 마자 제 카페에 곧장 글을 썼고, 우사모에도 글을 올립니다. 이것은 이 책에 대한 기대가 그 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구입해서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백제사 관련해서 고고학과 미술사학 자료는 매우 자료가 많지만, 문헌 기록과 벽화 등의 자료는 고구려 보다 현저하게 적습니다. 이런 한계 때문로 인하여 이 책 역시 백제의 미소 부분 등에서는 아주 내용이 훌륭하지만, 첫번째 이야기 부분에서는 백제에 대한 사료 부족을 신라, 고구려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이것은 현재 백제사 연구의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사실 사료 부족이라는 백제사 연구의 한계 때문에 백제 생활사 연구가 힘들었고, 책도 출간되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였을 것입니다. 

이런 한계가 있는 백제사를 엄기표 님은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백제를 다양하게 이해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점이야 말로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구려사 연구자로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백제 인구를 80-100만 정도로 보면서, 그 근거의 하나로 백제의 군사를 4만으로, 그리고 군사 수를 전체 인구의 1/20로 생각한 점입니다. 만약 이 근거를 기준으로 본다면, 엄기표 님이 추정한 고구려 인구는 100여만 명이 아니라, 고구려 후기에는 600만 이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고구려 말기에는 고구려 군사의 숫자가 최소 30만 이상이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백제의 잣대를 고구려에도 똑같이 적용시켜 주었으면 했는데, 소 제목에서 백제 인구가 고구려보다 많았을 가능성 마저 제시하고 있으니까, 고구려를 연구하는 저로서는 좀 당황스럽더군요.

약간의 사족이었습니다.

 

자. 책의 이해를 위해 목차를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 백제 사람들의 삶과 흔적
1. 백제 인구는 얼마나 되었을까?
2. 백제 사람들은 어떤 말을 썼을까?
3. 백제 사람들의 이름과 성씨
4. 신라에 6두품이 있었다면 백제는 솔계 관등이 있었다.
5. 백제의 형벌은 엄격하였다.
6. 신분에 따라 입는 옷이 달랐다.
7. 다양한 놀이문화가 있었다.
8. 전문 직업이 있었다.
9. 휴대용 변기가 있었다.
10. 장인들은 흔적을 남겼다.
11. 바다 사람들은 문신을 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 이야기 : 백제의 미소
1. 얼굴은 곧 마음이다.
2. 백제 불상들의 얼굴
3. 유물 속에 나타난 백제 사람들의 얼굴
4. 백제 유물 속에 나타난 동물들
5. 유물 속에 나타난 백제 귀신
6. 삼국시대 사람들의 얼굴과 미소
7. 백제의 미소는 무엇을 말하는가

세 번째 이야기 : 백제인의 전쟁과 사랑 이야기
1. 첩보전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다.
2. 절대 권력에도 정절을 지킨 도미부인
3. 국경을 초월한 고구려 안장왕과 백제 여인의 사랑.

네 번째 이야기 : 믿기지 않는 일들
1. 무왕의 아버지는 용이었다.
2. 천재지변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다.
3.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4. 백제 멸망의 징조가 나타나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책은 376쪽이며, 가격은 13,000원, 고래실에서 7월 15일자로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자신있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