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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수레 - 출판사 서평.

영양대왕 2010. 12. 4. 09:33

생각보다 잘 써주었네. 12월 6일부터 시작되는 둘째주에 본격적으로 언론홍보가 시작된다고 하니. 기다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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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가로지르기 시리즈 (총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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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원동력 수레를 만나다

과거에 그러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역사 공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따름이다. 통합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보고 독창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왜’ 그랬을까를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세상을 바꾼 수레]는 기존의 서구 중심 시각에서 쓰인 세계사 접근 방식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며, 도전적인 질문이다.
보편적 문명사 관점에서 세계사를 재해석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보편적인 영역까지 확장시키기 위한 기본 전제, 즉 개별성과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20여 년간 한국 고대 문명사, 특히 수레를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사 연구에 매진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시각에서 새롭게 세계사를 재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1999년에 발표한[고구려 수레 연구 - 고분벽화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계기로 삼국시대에는 수레 사용이 활발했던 반면 이후로 수레 사용이 크게 줄어든 한국의 사례에 주목하게 된 저자는, 문명사 연구의 비교 대상을 세계 전체로 확대함으로써 수레가 인류 문명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라는 흥미로운 결론에 도달한다.
유사한 주제를 다루려는 시도는 기존에도 몇 차례 있어 왔다. 국내에서는 ‘속도’와 ‘수송’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 선행 연구들이 이루어졌으며, 해외에서는 이를 문명사 차원에서 바라보려는 노력도 있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지나치게 서구적인 시선에 편중되어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과거 고려와 조선에서 유럽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함포 사격을 해전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을 다루면서, ‘우연히’ 그러한 기술을 알고 있었다는 식의 서술을 하는 부분들이 그렇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수년간의 자료 조사를 통해 저자는 그동안 ‘일부 지역’이나 ‘우연히’의 수준에 머물던 한반도의 역사를 세계사적 맥락에서 재구성한다. 단지 한반도의 역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문명사 또한 정당한 위치에 놓으려 노력한다. 1장 수레의 탄생에서 보이는 수레의 기원에 대한 광범위한 탐색이나 6장 수레 사용이 제한된 나라들과 7장 수레가 없던 문명에 나타난 당대의 사회·경제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은, 이제껏 우리가 ‘낙후’와 ‘미개’로 대변되는 제국주의적 세계사 서술에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길들여져 있었나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한 이 책에서는 다양성과 더불어, 생활사 연구에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저자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잡은 동물을 끌고 가느라 지친 선사시대 사냥꾼에서 수메르 전차 위에서 활을 당기는 병사, 열광하는 관중들에 둘러싸여 로마의 전차 경기장을 질주하는 기수, 수레가 없어 힘겹게 가마를 메는 농민, 왕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산간 도로를 질주하는 차스키, 돌격해 오는 중무장한 기사들을 향해 대포의 심지에 불을 붙이는 프랑스 군인에 이르기까지 ‘왜 그랬을까’를 고민하는 저자의 섬세한 시선은 자칫 통시적으로 흘러가기 쉬운 세계사 책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세상을 바꾼 수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알기 쉬운 서술을 통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과 관념이 알고 보면 인류 문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임을 보여 주려는 의도로 기획된[세계사 가로지르기] 시리즈의 20종 중 첫 책이다. 숲을 보라고 하면서 나무 이름이나 외우게 하는 기존의 세계사 학습 방식에서 벗어난, ‘무엇이, 어떻게, 왜’에 중점을 둔 가로지르기 시리즈는 향후 세계사의 원동력이 되었던 동물, 나무, 물, 빵, 자본, 수학 등을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내용 요약
아주 오랜 옛날 인류는 집단을 이루어 매머드나 곰 같은 커다란 동물을 사냥했다. 그런데 잡은 동물을 가족이 기다리는 곳까지 옮기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자연스레 인류는 무거운 물건을 쉽고 빠르게 옮길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산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이나 나무를 보고, 물건을 굴리면 힘을 덜 들이고도 빨리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인류는 마침내 마찰도 적고 한번 굴러가면 회전운동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둥근 물체를 발명한다. 오늘날 ‘수레’라고 불리는 도구의 탄생이다.
이처럼 수레는 물건을 힘들이지 않고 옮기고 사람을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시키려는 의도로 발명되었다. 그러나 수레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도구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레가 다니는 데 필요한 도로는 도시를 형성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도시가 형성되자 사람들의 거주지가 도시와 외곽으로 구분되면서 자연스럽게 직업의 분화가 일어났다. 차츰 전문성을 갖춘 개인이 등장해 기존의 지배 계급에 맞서 인류 문명 변화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는 데에는 수레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또한 수레는 장거리 여행과 원정을 가능하게 해 국가 간의 무역이 활성화 되고 거대한 제국이 탄생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수레를 타고 도로를 오간 사람들 덕분에, 뿔뿔이 흩어져 살며 소수 집단만의 경험에 의지하던 인류는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 소통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개량된 수레는 기차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어 현대사회의 기틀을 만들었으며, 오늘날에도 수레의 발달된 형태인 자동차는 인류의 통합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